uberwinder

쓰기와 생각하기

글을 쓰기 전에 나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안다고 착각한다.

막상 첫 문장을 쓰기 시작하면, 그 착각이 드러난다. 머릿속에서 선명하게 보이던 것이 막상 언어로 옮기려 하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흩어진다.

글쓰기는 발견이다

소설가 E.M. 포스터는 말했다. “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, 말하기 전까지는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?” 이것이 쓰기의 역설이다. 쓰는 행위 자체가 생각을 완성시킨다.

수학자가 증명을 완성하기 전까지 그 증명이 옳은지 모르듯, 나는 에세이를 쓰기 전까지는 내 주장이 견고한지 모른다. 논리의 구멍은 쓰는 과정에서 발견된다.

저항의 가치

빈 페이지 앞에서 느끼는 저항감은 당연하다. 그것은 게으름이 아니라 — 물론 게으름도 있지만 — 불완전한 생각을 언어로 고정시키는 것에 대한 일종의 정직한 두려움이다.

생각은 유동적이다. 글은 고체다. 그 상전이가 항상 손실 없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.


그래서 나는 Obsidian에 쓴다. 완성되지 않아도 괜찮은 공간으로서. 어느 날 충분히 굳어지면, 여기로 온다.